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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트랜드

차세대 주력 산업의 다섯 가지 조건

차세대 주력 산업의 다섯 가지 조건


1. 개 요

(주력 산업의 의미) 주력 산업은 일국 경제의 대표 또는 주된 산업으로 생산과 고용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력 산업의 활발한 생산 활동 없이는 전체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며, 주력 산업은 국가별, 시대별로 상이하고 수 개의 주력 산업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주력 산업의 역할) 주력 산업의 역할은 첫째, 경제 성장을 직접 견인한다. 주력 산업 자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제 성장에 대한 직접적인 기여도가 높다. 둘째, 생산 파급을 통한 간접적 성장 기여도도 크다. 주력 산업은 타 산업과의 연관관계가 밀접하기 때문에 주력 산업의 생산 활동은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타 산업의 생산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 경제 전반의 효율성 제고를 주도한다. 특히 주력 산업의 핵심 기술과 그 산출물들이 경제 내 타 부문들의 자본재, 중간재, 소비재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2. 한국 산업 구조의 주요 문제점

한국 경제의 산업 구조상 문제점으로는 첫째, 새로운 경제 사회 패러다임에 부응할 수 있는 신성장 산업의 출현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정치·경제·사회 구조에 큰 변혁이 나타나고 있어 산업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BT, ET, CT 등 다양한 기술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는 있으나 산업화 단계라고 평가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뚜렷한 새로운 성장 산업은 없는 상황이다.

둘째, 성장잠재력의 기반이 되는 기존 주력 산업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원인으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급락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원인들중에서도 성장력의 기반이 되는 주력 산업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즉 7, 80년대의 성장 산업이 현재까지도 주력 산업의 역할을 하고 있은 가운데 90년대 이후 새로이 부상된 IT 산업의 성장성조차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셋째, 우리의 주요 수출 산업에 대한 신흥공업국의 추격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등 적극적인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구사하는 신흥공업국들이 우리의 수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의 對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2.5%에서 2011년 2.8%로 0.3%p 상승하는 데에 그쳤으나, 중국의 對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3.6%에서 2011년 9.3%로 급성장하였다. 특히, 우리의 주력 수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유화, 자동차, 선박, 전자, 기계 등의 세계수출시장 점유율은 현재 중국이 우리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조만간 하이테크 제품 시장도 잠식당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산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부품·소재 산업이 여전히 취약하여 부가가치의 과도한 해외 유출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제 분업화의 확산, 제품 생산 구조의 복잡 다기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한국의 부품소재·자본재수입/GDP 비율은 1994년 17.1%에서 2011년 28.0%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주력 성장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출이 경제에 유발하는 부가가치효과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1995년 0.729에서 2009년 0.594로 빠르게 축소되며 소비 및 투자의 부가가치유발계수와의 격차가 확대중이다.


3. 차세대 주력 산업의 조건

주력 산업 고유의 역할과 한국 경제의 산업구조상의 문제점을 고려할 경우 차세대 주력 산업은 첫째, 고성장 지속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어야 한다. 차세대 주력 산업은 다른 부문에 비해 월등히 높은 산업 성장세가 장기간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의 시장 수요가 받쳐 주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단기간 내 산업화가 가능한 분야는 수출 시장을 지향하는 산업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장기간의 로드맵 구상이 적용되는 분야의 경우 미래 한국 경제의 내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최종 소비재 시장에서도 대규모의 주력 산업이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타 산업에 대해 강력한 생산 파급 효과가 기대되는 산업이어야 한다. 주력 산업은 그 자체의 성장성도 커야 하지만 산업간 부가가치 사슬에 의한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고용창출효과 등 다른 부문에 대한 ‘파급 효과’도 커야 한다. 특히 원부자재 또는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국산화가 보장되어야 높은 부가가치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산업의 핵심 기술이 경제 전반의 효율성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 과거의 증기기관, 내연엔진, 최근의 IT 등과 같이 산업의 핵심을 이루는 기술이 경제 전반에 널리 이용되어야 한다. 이는 결국 차세대 주력 산업의 높은 효율성이 경제 전반에 대한 긍정적 외부효과 창출을 의미한다.

넷째, 산업의 특성이 미래 경제·사회적 트렌드에 적합해야 한다. 미래 예상되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중요한 트렌드를 감지하고 그 변화로부터 유발되는 수요의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산업이어야 한다. 그러한 트렌드 변화의 예로 환경 파괴, 물 부족, 인구 급증, 네트워크 사회화, 에너지 수요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다섯째, 신흥국의 추격이 쉽지 않은 하이테크 기반 산업이어야 한다. 선진국들은 물론 신흥공업국들도 차세대 성장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데 국가별 중점 육성산업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많은 분야에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국가적인 기초 기술경쟁력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는 중국과의 치열한 경합이 우려된다. 따라서 선진국의 기술력을 넘어서고 신흥공업국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는 첨단 하이테크 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 주 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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