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전체로는 주택보급률 측면에서 초과 공급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부문별로 수도권 및 소형주택에 대한 초과 수요 현상이 관찰된다. 주택보급률은 2005년 이래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0년 기준으로 101.9%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산술적으로는 1가구 1주택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주택공급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빈집 비율은 개선되지 않았으며, 다주택자 비율의 상승도 주택보급률을 과대평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부문별로 보면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초과 수요이나 지방은 초과 공급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수도권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원인이다. 수도권은 국토 면적의 11.8%를 차지하고 있으나 인구·가구수 및 국가경제활동에서 약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규모별로는 소형주택은 초과 수요이나 대형주택은 초과 공급상태이다. 이는 출산율 저하, 미혼 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가구증가율이 인구증가율을 지속적으로 초과하여 가구의 소규모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 공급은 이러한 수요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예상되는 수요 변화로 첫째, 과거와 달리 신규 주택 규모는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다. 통계청 전망 자료에 따르면 가구수 증가분은 2001~05년 약 157만호, 2011~15년 136만호, 2021~25년 105만호, 2031~35년 54만호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주택 규모별 수요는 중소형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1인가구, 부부가구, 미혼 및 이혼 가구의 증가 등 가구 분화 및 해체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중소형 주택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셋째, 임대 수요 증가세가 자가 수요를 크게 상회할 것이다. 35~54세 가구주의 감소 및 노인 가구의 증가로 구매력이 충분한 가구수가 감소함에 따라 향후 주택 시장에서 임대주택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넷째, 지방 주택 수요 증가세가 수도권을 앞지를 것이다. 귀농·귀촌 수요가 증가하고 지방의 생활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지방 도시의 인구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째, 주택의 핵심 가치가 자산 가치에서 이용 가치로 변화할 것이다. 최근 주택 투자수익률은 하락하고 임대비율은 증가하고 있어 주택의 자산가치보다 실 사용가치를 중요시하는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주택 시장의 수요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첫째, 향후 주택시장 정책 방향은 단기적 ‘시장 경기 상황에 대한 대응’보다는 중장기적 ‘수요 공급 불일치 해소’라는 목표에 맞추어야 한다. 둘째, 중대형 아파트에서 소형주택 위주로 공급구조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관련 인센티브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주택 매매 수요의 감소 현상에 대비하여 민간 임대 주택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공공 부문에서의 직접 공급 확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넷째, 근본적으로 수도권 경제력 및 인구 집중 현상을 완화시켜 지역 간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 안중기 연구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