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휘발유, 식료품비 등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큰 경제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 상반기 4.3%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는 개인의 소득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어떤 품목을 많이 소비하느냐에 따라 개개인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다를 수 있다. 특히 연령별로 소비지출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직면하는 물가상승 부담은 소비자의 나이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이다. 연령별 물가상승률이 과거로부터는 어떠한 패턴을 보여왔고, 최근에는 어떤 현상을 보이는지 알아본다. 연령별로 다른 물가상승 부담전통적으로 물가상승 부담이 가장 큰 연령대는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 자녀를 둔 40~50대로 나타났다. 사교육비의 이례적 상승과 대학등록금 및 수업료 급증에 따라 중장년층의 소비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동 연령대의 물가상승 부담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식품이나 주거비 등 생계형 소비가 대부분인 고령층 및 교통·통신 지출 비중이 다소 높은 30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을 체감했다. 금융위기 이후 고령층 물가상승률 가장 높아이러한 전통적인 연령별 물가상승률 판도가 2000년대 말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중장년층이 직면하는 물가를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인 교육비 증가율이 2000년대 들어 다소 둔화되면서 40~50대의 연령별 물가상승률은 낮아졌다. 반면, 낮은 수준을 기록해온 30대의 물가상승률은 오히려 증가했다. 교육비 중에서도 유치원, 초등학교 교육비가 2000년대 후반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의 물가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40~50대의 물가상승률은 4.3%에 그친 반면, 30대는 평균보다 높은 4.6%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연령대는 고령층이다. 교육비 지출이 거의 없는 고령층은 평균에 비해 낮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고령층 물가상승률은 40~50대보다 0.9%p 높은 5.2%로 전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식료품비 급증으로 고령층 물가 급격히 상승고령층이 직면하는 물가상승률이 타연령층을 추월한 데에는 고령층 소비의 가장 큰 비중(약20%)을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상승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및 곡물가 상승 추세는 최근 들어 거세지고 있어 지난 1년간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11.5%를 기록했다. 고령층은 타연령층에 비해 육류 및 낙농품보다는 생선류와 곡류 및 채소·과일류를 많이 소비하는 특징을 보인다. 지난해 국제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인해 곡물가격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상 한파로 인한 채소가격 폭등까지 겹치면서 이들 품목을 많이 소비하는 고령층에게 더욱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상기온으로 고등어 어획량이 2010년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어황 부진에 따른 생선가격 상승 역시 고령층의 장보기 물가를 더욱 높인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의 고통지수 타연령층 추월2000년대 들어 고령층은 소득 측면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고령층의 명목소득증가율은 90년대 9.3%로 타연령층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2000년대에는 전체소득증가율인 5.6%에 비해 크게 낮은 4.1%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실제로 직면하는 높은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하면, 고령층의 실질소득증가율은 2000년대 평균 1.1%로 전체 실질소득증가율인 2.5%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도 고령층의 물가부담 심화일본의 경우, 식료품 및 의료보건 서비스 비중이 높은 고령자의 물가상승률은 2000년까지 타연령층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의료보건서비스와 식료품이 많이 오른 2000년대 초반에는 전체물가상승률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후반 식료품비 급등에 따라 고령층 물가부담은 더욱 심화되었다. 전체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하락하는 디플레 국면에서도 고령층이 직면하는 물가수준만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령층 물가부담 당분간 지속될 듯고령층의 물가상승 부담은 당분간 완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의 고도성장 및 아프리카 등 저소득국가의 경제성장으로 식품수요의 증가는 계속될 것이다. 또한 고유가 시대에 대체연료로서 바이오 에너지가 주목 받으면서 주원료인 농산물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국제 농산물 가격상승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기상이변, 자연재해에 따른 국제 원자재 및 곡물 수급불안으로 인해 최근의 식품가격 변동폭이 다른 품목에 비해 월등히 크다는 점은 식료품 비중이 높은 60대가 느끼는 물가불안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이혜림 선임연구원 www.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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