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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트랜드

웹2.0+ 시대의 성공조건

2010년 연중 기획 ‘LGERI의 미래생각’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세계경제와 글로벌 세상 전반에 일어날 변화의 모습을 다각도로 짚어 보고, 그 변화의 의미와 각 경제주체별 대응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현대 사회의 핵심 변화 축으로 지목되고 있는 웹(Web)의지속적인 진화와 발전이 미래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살펴본다. 2000년대 들어 다양한 형태의 진화된 웹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를 만들고 나누며, 상호간소통하고 작용하는 방식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삶의 양식은 물론 경제, 사회적 관점에서 본 가치창출 방식, 성공과 실패의 공식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웹2.0 트렌드가 좀 더 높은 차원으로 고도화될 ‘웹2.0+(플러스)’ 시대에 개별 경제주체들은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1. 웹의 진화는 계속 된다

지난 1990년대 초 세상 사람들에게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이래, 인터넷은 최근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핵심 원동력이 되어 왔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인터넷 사용자 사이의 소통과 모바일환경에서의 웹 접속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웹 관련 인프라가 확충되고 주요 기술과 표준이 정립되면서 사용자편리성, 쌍방향 참여도, 그리고 정보의 절대량과 콘텐츠의 다양성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구글을 비롯한 검색엔진의 강화, 다양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블로그의 급팽창, 페이스북·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확산, 그리고 유튜브와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개방과 공유, 참여라는 웹2.0의 기본특성이 개인들의 일상 속에서 역동적으로 구현되면서 실제로 세상을 빠르게 바꾸어 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단면들이다. 최근 휴대폰 사용자와 관련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앱스토어(AppStore)의 빠른 성장, 그리고 시맨틱 웹(Semantic Web)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서비스의 출현 등은 사람들의 일상과 비즈니스의 본질을 더욱 획기적으로 바꾸어 나갈 미래 웹의 진화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단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웹1.0시대와는 여러모로 구별되는 웹2.0시대를 거쳐, 이제 웹은 다음 10년 동안 그 폭과 깊이를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차원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음 10년 동안의 웹 세상은 지금까지의 웹2.0이라는 흐름이 더 높은 단계로 진화된 소위 웹2.0+(플러스) 시대라고 이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가올 웹2.0+시대에는 기술과 내용(시맨틱 웹), 활용의 공간이나 방식(모바일 웹), 사용자 인터페이스(3D웹, 가상현실) 등의 진화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지능화되고 개인화된 서비스들이 제공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나 손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더 빠르고 똑똑한, 개인화·맞춤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웹의 시대가 오고 있다. 미래 세상에서의 좀 더 나은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공을 지향하는 행동주체들은 이러한 웹의 진화가 가져올 외형상의 변화와 더불어 그 의미와 본질에 좀 더 깊이 천착할 필요가 있다. 웹의 진화와 더불어 개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를 만들고 나누는 방식, 상호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양식, 나아가 경제와 사회의 권력의 향배를 좌우하는 가치의 원천이나 창출방식도 지금과는 완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10년 동안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더 간편하고, 풍부하고, 의미 있도록 만들 다양한 웹 서비스에 매혹될 것이다. 웹의 진화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는 기업들은 달라진 웹 환경 속에서 고객과 더 잘 소통하면서 한편으로 비즈니스를 고도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학습해 나갈 것이다. 학교, 교회, 정당, NGO와 같은 전통적인 조직의 리더들은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늘리고 조직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웹을 좀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할 것이다. 물론 각국의 정부와 국제기구의 책임자들은 과거 어느 때 보다 더 똑똑한 정책 수용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변화무쌍한 지지도에 당황하게 될 것이다. 웹의 진화가 초래할 지식과 정보 생태계의 변화흐름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의 여부,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조직 사이의 관계 형성과 소통 방식의 재구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여부가 개별 경제주체들의 성공과실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2. 힘있는 개인의 등장

웹의 진화와 발전이 세상의 변화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먼저 개인의 힘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웹의 진화로 인해 지식과 정보에 대한 개인의 접근도가 획기적으로 확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텍스트,음성,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미디어, UCC 공유 사이트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확산시킬 수 있는 값싸고 편리한 저작도구들이 널리 보급되었다.

여기에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진화, 발전에 힘입어 개인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 즉 연결(Connectivity)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개인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놀라운 정보의 생산 및 유통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국내적으로 뿐만 아니라 글로벌한 차원에까지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즉각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이른 것이다. 웹을 통한 개인의 영향력 증가는 국내에서도 누적 방문자 수가 수천만명을 기록하면서 정부나 언론, 대학, 기업 등 제도권의 조직에 종사하는 전문가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확보하기에 이른 각 분야의 파워 블로거(blogger)들의 등장에서 잘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정책 의제를 추진하는 정책당국자,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 선정치인,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기업의 많은 경영자들은 파워 블로거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활발한 블로그 활동을 통해 세계경제의 내재적 모순과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던 누리엘루비니(뉴욕대), 폴 크루그만(프린스턴대) 교수 등은 위기 이후 미국 연방정부의 재무장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능가하는 글로벌한 발언권과 영향력을 확보한 바 있는 데, 위기의 진단과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정부당국 보다 이들의 견해에 더 귀를 기울였고, 심지어는 오바마 대통령 등 최고정책당국자들 조차 이들의 의견에 따라 정책결정을 숙고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는 루비니·크루그만 교수 등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남다른 분석력과 통찰력을 지니기도 했지만, 정부 당국자나 다른 전문가들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자주, 더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자신의 견해(views)를 전파할 수 있는 강력한 무형의 ‘자산’을 웹상에 오래전부터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3. 수평적이고 분권화된 미래 사회

여론조작이나 잘못된 정보의 유통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잠재적 부작용과는 별개로 해당 사안에 대한 지식과 정보, 경험과 통찰력, 그리고 관계망 구축 능력을 지닌 개인들이 웹상에서 개별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여론 형성을 주도하고, 사회전체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결정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사례를 우리는 향후에도 더욱 자주 목격하게 될 것이다. 학력이나 경력, 조직의 힘 등과 같은 백그라운드에 상관없이, 지식과 정보의 정확성과 생각의 깊이만을 가지고 대중의 지지를 다투는 진정한 의미의 여론 ‘시장’이 형성되고, 해당 사안에 대해 가장 깊은 통찰력과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 공론과 세상을 움직이는 중요한 주체가 될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온라인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UCC 공유사이트 확산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를 접촉하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자발적 관심과 개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참여의 저변이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라인이라는 개방 공간에서 최선의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수많은 개인들이 참여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형태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메커니즘이 사회 곳곳에서 정착되어 나갈 경우, 소수의 엘리트집단에 의한 폐쇄적 정보교환과 의사결정이라는 과거의 시스템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게 될 것이다.

일례로 인터넷 검열을 둘러싼 중국정부와 구글(Google)의 최근 갈등은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승리로 귀결되는 양상이지만, 과연 10년 후에도 중국정부가 개방, 공유, 참여라는 웹의 거대한 압력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직접 듣고 보고, 스스로 생각하며 결정할 자유와 권리에 관한 것인 만큼 웹 세상의 진화 흐름을 억제, 통제하고 특정한 틀에 무리하게 끼워 맞추려는 일체의 시도는 궁극적으로는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웹의 진화와 더불어 사회 각 분야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힘은 보다 민주적으로, 수평적으로 재구성되면서 잘게 나누어질 것이며, 상호견제와 균형의 원리 속에 행사될 것이다. 이 경우 지역이나 분야, 장르별로 사회전반의 다양성이 확장되면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롭고 독특한 사회 현상이 자주 나타나게 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하루에도 수 만 건씩 생겨나는 UCC 동영상 등에서 보듯이 쉽고 편리한 정보저작 및 유통의 도구들을 확보하게 된 수많은 개인들의 참여가 더욱 능동적인 양상을 보일 것이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 역시 보다 정교하고 혁신적인 형태의 참여를 통해 다양성의 확장에 가세할 것이다.

향후 지속될 웹의 진화, 특히 관련 기술의 진보는 사회 전반의 수평적 분권화를 촉진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한편으로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보의 생성과 유통이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폭증하고, 관심과 필요에 따라 이슈를 중심으로 빠르게 모이고 흩어지는 불연속적인 관계가 많아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정성과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개방과 공유, 참여라는 웹 진화의 덕목을 최대한 살리면서 다른 한편으로 폭증하는 정보의 품질 관리와 보안 문제, 그리고 각종 관계의 이합집산에 따르는 불안정성과 혼잡을 조절하는 데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미래사회의 주요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4. 미래 부가가치의 새로운 원천

웹의 진화는 각종 거래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을 통해 제조, 금융, 유통 등 경제와 산업 각 분야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산업 출현과 기존 산업의 혁신을 촉발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일자리와 소득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 모바일 인터넷, WiFi 등 웹의 진화 및 발전과 직접 관련을 맺고 있는 인프라나 제조 분야에의 빠른 성장은 물론 웹 기술과 표준을 활용한 다양한 응용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점차 가속되고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공개된 지도 소스(source)에 기초해 부동산 정보나 여행자를 위한 숙박정보를 제공하는 매쉬업(Mash-up)서비스의 출현이나, 미국, 영국 등에서 은행과 대부업체의 자금중개기능 독점에 작지만 의미있는 균열을 만들어 내고 있는 웹 기반 P2P(개인대개인) 금융 서비스의 등장, 개인 개발자들이 만든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웹을 통해 간편하게 내려 받을 수 있게 한 앱스토어 모델의 빠른 확산 등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앞에서도 살펴 본 것처럼 웹의 진화와 더불어 정보나 콘텐츠 등 무형의 재화가 새로운 가치의 중대 원천으로 부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는 기본적인 생산수단 조차 일반 대중들에게도 무료 SDK(Software Development Kit) 등의 형태로 널리 보급,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변화의 근본적인 배경이 될 것이다. 더욱이 오픈마켓과 같은 새로운 유통형태가 등장하면서, 전문적인 사업자가 아닌 개인도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크게 용이해 졌다. 기존의 판매유통채널을 거치지 않고서도 글로벌 시장의 수십억 소비자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웹의 진화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는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와이를 구현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경제활동에 참여해 비즈니스의 성공과 부의 축적을 꿈꿀 수 있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적으로 창출되는 가치의 총합을 더 확장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도 웹의 진화는 더 많은 공급자의 출현과 치열한 시장경쟁, 그리고 서비스 혁신에 따른 막대한 후생 증진과 권익 보호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긍정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생산수단의 보편적 확산과 더불어 시장진입의 문턱이 사라지고 경쟁강도가 높아지는 만큼 웹의 진화는 기업들에게 더 많은 도전과제들을 안길 것이다.


5. 웹의 진화와 기업 비즈니스

기업들은 웹 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보 탐색과 소통의 채널을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의 고객들이 원하는 숨어있는 가치를 더 정확하게 포착하고 좀 더 치밀하게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글로벌 생산, R&D, 판매법인 등에 두루 포진해 있는 조직내부 구성원과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또한 경쟁기업의 전략을 좀 더 자세히 파악, 대응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사업의 파트너을 찾아내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는 일도 웹의 진화에 힘입어 한층 더 손쉬워졌다.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가 더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글로벌 사업전개가 전략 측면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고도화하는 한편으로 기업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비즈니스 실패 리스크도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웹의 진화와 발전은 프로슈머(Prosumer) 관점에서의 고객 참여 확대, 외부역량과의 연계를 통한 협업적 혁신 강화 등 개별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제한된 혁신 뿐만아니라 산업 패러다임이나 업(業)의 본질을 바꾸어 나가는 중요한 힘의 원천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제반 생산 및 판매 수단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도 경제활동을 해 나갈 수 있다. 전세계에 포진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아웃소싱 전문 기업들을 웹을 통해 탐색, 비교, 선정하여 생산을 위탁하고 본사에서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핵심기술, 특허 등을 관리하는 데만 집중하는 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체 생산시설 없이도 아이팟, 아이폰, 맥북 등 수많은 히트 상품을 선보여 온 애플의 방식은 이런 일련의 흐름을 잘 구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애플의 제품은 세계적인 EMS(전자제품위탁생산, 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업체인 대만의 홍하이(鴻海)정밀공업에서 만들어진다. 거대 생산시설을 갖추고 수많은 인원을 직접 고용, 생산해 온 전자기업들의 일반적인 사업방식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애플은 기획과 설계, 기술적인 지원을 맡고, 홍하이는 정확한 생산에 전념한다. 이같은 분업이 고도화될 경우 미래에는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을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의 등장도 예상해볼 수 있다. 벨류체인 상의 각 플레이어들이 외부역량과 자신만의 강점을 결합해 시장내 기존 기업들과 경쟁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6. 웹2.0+ 시대의 성공조건

다음 10년 동안 웹2.0+의 물결은 더 빠른 속도로 개인의 삶과 기업 비즈니스, 사회전반에서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 것이다.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가 등장하고 변형되면서 또 다른 패러다임을 가져오는 일도 잦아질 것이다. 스마트폰, 넷북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확대, 트위터와 같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확산으로 사람들간의 연결과 소통이 더욱 빠르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의 서구 선진지역뿐 아니라, 이머징 마켓과 제 3세계의 사람들이 웹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양성과 복잡성은 한층 더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그 만큼의 기회와 위험이 더해질 것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연결과 다양성, 환경의 변동폭이 더욱 확대되는 미래의 세계에서 개인과 조직, 나아가 우리 사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정보의 진정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웹2.0 정보사회에서 가치의 핵심은 바로 정보다. 때문에 정확하고 진실한 정보는 정보사회를 유지하는 근간이다. 그런데 정보 생성과 유통의 양적인 확대로 거짓된 정보나 노이즈(noise)는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개개인들의 정보력이 극적으로 향상되면서, 진실성 없는 말이나 얄팍한 눈속임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결국 정보의 생산과 소통에 있어 신뢰와 진정성을 확보하는 경제주체만이 미래 세계의 승자가 될 것이다.

관계의 수평성과 개방성 확보도 미래의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웹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때문에 전통이나 문화적 배경에 관계없이, 더많은 사람들이 수평적인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소통이나 조직, 비즈니스, 사회운영방식에 있어 대등한 관계와 이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다. 오늘날 웹2.0과 관련해 협업적 혁신이 주목을 받는 것도 연결성 증대와 수평적 관계의 확산이 중요한 이유로 지목된다. 또한 대등한 관계 속에서 상대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개방적인 태도를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 나와 다른 생각, 문화, 가치관을 가진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은 개인은 물론, 기업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하다. 미래의 시장이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 등 기존 세계 질서에서 소외되었던 새로운 소비자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점에서 개방적인 태도는 더욱 중요하다

또한 미래의 경제주체들에게는 고정관념에 매몰되지 않는 상대적 시각과 유연함이 한층 더 요구될 것이다. 과거의 패러다임과 같은 확고불변의 진리, 정태적인 환경은 앞으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웹 상에서 정보의 전달과 그 경제적 효과는 거의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소비자들의 집단적 사고와 행동은 순간순간 변한다. 인터넷 상에서 회자되는 이슈는 시시각각 달라지며, 순식간에 웹을 휩쓸고 지나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판데노믹스(Pandenomics, Pandemic과 Economics의 합성어), 즉 ‘전염경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전염경제 하에서는 여론과 가치, 사업환경의 변동성과 파급력은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된다. 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늘 변화하는 세상을 주목하고, 열린 사고를 지향하며, 조직의 유연성을 배양하는 일이 긴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조용수 수석연구위원/정재영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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