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수출규모 세계 7위의 무역강국이지만 대외 기술종속이 심각하여 ‘코리안 패러독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의 경제적 성과를 평가할 때 자주 인용되는 ‘스웨덴 패러독스(Swedish Paradox)’란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개발비 사용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수익성이 낮게 나타나는 이상현상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스웨덴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핵심 기술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높아 선진국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투입요소 의존형, 외국기술 추종형 성장모델에서 벗어나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지식 경쟁력을 확보하여 기술무역수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과학기술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나타나는 몇 가지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 연구개발비 투자 비율은 높은 수준이지만 기술무역수지는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는 297억 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며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57%로 스웨덴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그러나 기술수출과 기술도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기술무역수지는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2009년에는 48.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둘째, 특허출원 수는 많지만 고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양질의 국제특허가 부족하여 기술무역수지 개선에 대한 특허의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특허출원수, 연구개발비 대비 특허출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특허사용권 분야의 비중이 4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셋째, 기초 연구에 비해 응용·개발 연구의 비중이 높지만 기술혁신의 방향을 선도하는 국제표준 경쟁에서는 뒤처지고 있다. 산업구조가 고도화될수록 모방이 어려운 기초과학 연구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지식재산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응용·개발 연구를 주로 담당하는 기업에 비해 기초 연구를 담당하는 대학이나 공공기관에 속한 연구인력의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또한 응용·개발 연구의 비중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기술지식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표준특허의 확보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넷째, 기술무역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대한 기술 종속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2001년 12.9억 달러(63.6%)에서 2009년 35.9억 달러(73.8%)로 증가하였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기술 보호주의, 기술 패권주의 현상을 감안할 때 특정 국가에 대한 기술 의존도의 심화는 기술적 다양성 확보 및 독자기술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다섯째, 우수한 인적자원은 많으나 의약계열 편중 및 고급인력의 해외유출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공계 연구개발 인력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최우수 학생들의 의약계열 편중현상이 여전히 심각하며,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해외유출 역시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안 패러독스’를 해결하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술수출 활성화를 위하여 우수 기술의 상품화·지식재산권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양질의 국제특허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미활용 특허에 대한 기술이전·사업화에도 주력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국제표준 획득을 위한 민관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과학기술 교류 국가의 다변화를 통해 기술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독자적 기술개발의 토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발굴·양성·유입·안착을 위한 생애주기적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현대경제연구원 장우석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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