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트랜드

녹색 가전의 미래 진화 방향

위멘토 2014. 4. 2. 23:29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사회적 니즈로 인해 녹색 가전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지능적으로 사용하거나 폐열을 활용하는 등의 새로운 시각에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환경과 에너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가전 부문에서도 친환경성을 강조한 녹색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없는 녹색가전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최근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형성되고, 에너지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에너지 절감을 강조한 녹색가전들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많은 기업들이 녹색가전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산업의 체질 개선을 꾀하는 선진 국가들이 미래 육성 사업 중 하나로 환경을 택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그린빌딩과 녹색가전을 통해 내수 진작을 꾀하고 있다. 더욱이 에너지 효율 기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에너지 절감형 녹색가전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이 더욱 긴요한 시점이다.


녹색가전의 잠재력

녹색 가전은 친환경 트렌드라는 다소 추상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수요 및 산업정책, 그리고 기업간 경쟁 측면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먼저 에너지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녹색가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커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 E A)에 따르면 OECD 국가 대부분에서는 가정용 가전기기가 전체 전기 소비량 중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로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대형 가전보다는 PC, 모니터, 노트북 등 소형 가전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TV, 홈엔터테인먼트 등 에너지를 소모하는 가전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후, 신흥국의 도시화와 중산층 성장은 미래 가전 시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 증가를 주도할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사용이 꾸준히 늘 면서 녹색가전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녹색가전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우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 효율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선진 국가들이 환경산업을 육성하고자 녹색가전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HSBC에 따르면 최근 20여개 국이 발표한 경기부양책 중 총 예산의 15.6%가 환경에 투자될 전망이다. 미국이 발표한 경기부양책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에 따르면 정부는 녹색가전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리베이트(Rebate)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도 녹색가전 구입시, 구매 가격의 5%를 포인트로 지급하여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제도를 발표했다. 이르면 올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녹색가전을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경우도 늘고 있다. GE는 일찍부터 Ecomagination이란 비전을 내세우면서 신재생 에너지, 수처리 설비, 고효율 조명 및 녹색가전 등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Sharp 역시 미래 주력 사업 중 하나로 ‘환경/건강 산업’을 택했다. Sharp의 CEO인 카타야마는 ‘과거에는 하이테크 제품만으로도 충분했으나, 미래에는 환경과 건강을 생각한 제품 개발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미래 녹색가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녹색가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각으로 에너지 절감에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에너지 절감의 스마트화, 폐열을 활용, 생활주변 에너지원 발굴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제품 컨셉 및 R&D 동향을 중심으로 향후 녹색가전의 진화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트렌드 1 고효율 가전의 지속 확대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품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주력해 왔다. 모바일 기기는 한 번 충전해서 오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 가전은 항상 콘센트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은 전기 요금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등은 한번 사면 오랫동안 사용한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은 녹색가전의 주요 차별화 포인트가 되어 왔다.

이에 따라 다양한 절전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미 반도체사인 인텔, AMD 등은 전력 소모량 절감을 제품 소구 포인트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프린트기 중에서는 기존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토너를 개발하여 에너지 사용을 15% 절감한 제품도 등장했다. 때로는 조명시장의 LED처럼 기존 기술의 연장선상이 아닌 전혀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 에너지 효율 개선의 답을 찾기도 한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에너지 효율 개선은 보다 장기적이고 적극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도 정부는 공공 기관의 녹색 구매, R&D 기술 지원, 에너지 효율 인증제 등 녹색가전에 대해 호의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기준이 무역 규제화되고 있다. 일례로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해부터 대기전력이 1W를 넘는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세계 무역 기구 WTO도 환경 오염 및 인체 유해성 때 문에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제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조건이 될 것이다.

더욱이 에너지 효율 규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강화되고 있다. 일례로 유럽은 일본의 Top Runner 제도 도입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에어컨에서 시범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Top Runner 제도란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제품을 업계 표준으로 정하여, 일정 기간 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지 못하면 경고 조치를 받거나, 벌금을 내는 제도이다. 이는 저효율 제품을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시킬 뿐만 아니라,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춰 에너지 효율 기준을 높여가는 제도이다.


트렌드 2 에너지 절감의 스마트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힘들다면 주어진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즉 에너지를 적재 적소에 사용함으로써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센서, 인공 지능 등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사람이 없을 때는 밝기가 낮아지는 디밍(dimming) 기능을 가진 조명기구,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여 바람을 보내는 로봇 에어컨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장기적으로는 녹색가전이 전체 시스템을 지능적으로 조율하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력 인프라의 정보화/선진화 사업에 전력 소비 지능화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소비자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알려줌으로써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는 스마트 미터기, 정전을 방지할 수 있는 Grid Friendly Appliance, 실시간 수요 제어 기기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스마트 미터기는 원격 검침 기능에 소비자를 위한 부가 서비스를 더한 것이다. 원격 검침이란 검침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하던 전력 검침을 자동화한 것이다. 즉 전력회사가 통신 기능을 추가한 계량기에 통해 원격으로 전력 소비량을 읽어가는 것이다. 이 때 소비자도 인터넷이나 가정 내 디스플레이 기기를 통해 전력 소비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GE는 미국 가구의 25%가 스마트 미터기를 도입할 경우 자동차 170만대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추정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수요 절감을 위해 2010년부터 건물 신축시 스마트 미터기 설치를 의무화 했다.

향후 전력요금의 유연화는 새로운 지능형 녹색가전의 등장을 예고할 수도 있다. 일례로 실시간으로 전기 수요 변동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는 Dynamic Pricing이 도입될 경우, 전기가격이 상승하면 자동으로 잠시동안 전원을 끌 수 있는 가전이 등장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Department of Energy 산하의 국립 연구소인 P a c i f i c N o r t hw e s t Na t i o n a l Laboratory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전력 요금을 모니터링 하다가 일시적으로 전력 요금이 상승하면 소비자가 설정해 둔 기준에 따라 기기 작동을 잠깐 멈추는 시스템에 대한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전력망이 불안해지면 정전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제품의 작동을 멈추는 Grid Friendly Appliance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했다. 둘 다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었으며, 소비자 만족도도 높았다. 인센티브가 보장된다면 의외로 시장 가능성이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신개념 녹색가전의 시장 촉발 시점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실질적인 제도 개혁 및 정보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회사들은 여전히 수요 절감보다는 운영 효율화, 송/배전 설비 자동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전력 소비량 정보가 해킹당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민영화된 시장에서는 에너지 절감이 전력회사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분에 대한 인센티브 없이는 시장이 변화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당분간 전력 수요 절감 부분의 시장 향방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변동사항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트렌드 3 폐열을 활용하는 가전 등장

지금까지 열(熱)은 주변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으면서도 가장 다루기 힘든 에너지원이었다. 석유, 석탄, 가스 등과 달리 저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얼음을 얼려두거나, 단열재를 사용하여 열을 조금이라도 오래 잡아두는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얼음도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일본 훗카이도에서는 겨울에 내리는 눈을 모아서 쌀을 서늘하게 보관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후 조건과 시장 니즈가 일치하는 지역은 많지 않다.

최근에는 전기에만 의존하던 냉/난방기기들이 주변의 열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열펌프 혹은 폐열 회수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하에 묻어둔 관을 통해 일년 내내 동일한 온도를 유지하는 땅 속의 열을 이용하는 지열펌프도 있다. 게다가 열펌프에 공기청정기, 습도 조절기 등의 기능을 추가하여 기기 한 대로 실내공기의 품질을 책임지는 컨버전스형 복합 공조기기도 등장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열이 전기를 대체하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가정용 열병합 발전의 보급이다. 열병합 발전이란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주변 지역의 난방 및 온수로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열은 배열 파이프의 단열효율 때문에 이동 거리가 제한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열병합 발전의 보급은 열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는 산업시설, 비닐하우스 난방 등 농촌지역, 일부 도시인구 밀집 지역에 한정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가정용 연료전지, 마이크로 가스 터빈/엔진 등 소형화, 효율화된 열병합 기기가 등장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열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더 나아가 열병합 발전기 하나로 발전, 난방, 냉방이 모두 가능한 Trigeneration도 검토되고 있다. 이는 열병합 방식에서 냉방을 추가한 것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HEGEL(High Efficiency polyGEneration application) 프로젝트에서 Trigeneration 실증사업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이는 난방만 가능한 열병합 발전기의 효율이 여름에 급격히 저하되는 것을 막고, 온난한 기후권역에도 열병합 발전을 보급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지만, 전통적인 에어컨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트렌드 4 생활주변 에너지원 발굴

가전기기가 에너지를 절감하는 가장 궁극적인 방법은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제레미 레프킨이 쓴 수소경제(Hydrogen Economy)에서 제시한 자가 발전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모바일 기기에서는 연료전지보다 태양전지가 상용화되는 시점이 조금 더 빠른듯하다. 이미 휴대폰과 핸즈프리 키트 중 일부 제품에는 태양전지가 붙어있다. 아직까지 효율이 낮아 배터리를 대체하기는 부족하지만, 대기시간이 긴 대부분의 소형 모바일 기기에서 보조전원으로 사용 가능하다. 또한 가전과는 거리가 먼 창틀, 건물외장, 핸드백, 골프가방 등에도 태양 전지가 붙기 시작하면서 향후 자가 발전이 가능한 제품의 범위는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은 신흥 시장 개척을 위한 주요 과제 중 하나일 수 있다. 때로는 가전보다 전기를 먼저 팔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인텔이 기술을 통해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최하는 Inspire-Empowerment challenge 수상작 4개 중 2개는 태양광 전지를 통해 노트북, PC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신흥국에서는 집마다 배터리를 구비하고, 공용의 발전용 자전거를 돌려 필요할 때 충전하는 마을도 있다. 이미 통신 시장에서 신흥국들이 유선 전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바로 휴대폰으로 진입한 사례가 있다. 전력 시장에서도 신흥국들이 전력망 구축 비용을 감당하는 대신 소형 발전소와 가정용 배터리를 택할 수도 있다. 즉 신흥국의 녹색 가전에 필요한 것은 전기 플러그가 아니라 배터리와 소형 발전기일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생활 주변에서 진동, 열 등으로 낭비되던 에너지를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실효성 측면에서는 걸음마 단계지만 체온, 자동차 진동, 보행 등 주변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독일의 EnOcean사는 스위치를 누르는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무선 스위치를 상용화했다. 최근 에너지 수확 기술에 주목하는 것은 전력 소모량이 적은 무선 센서이다. 전력선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할 수 있으며, 기존 무선 센서에서 발생하던 배터리 교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교량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다리의 진동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무선센서를 도입하고 있다.


녹색 가전의 핵심도 고객 가치 제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다양한 기술들이 여러 각도에서 에너지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전 기기의 핵심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임을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앞서 언급한 Grid Friendly Appliance 중 드럼 세탁기는 전력망 이상 발생시 전력 소모가 큰 온풍 기능은 멈추지만 드럼은 계속 돌아가게 했다. 세탁물에 구김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기업들은 기술은 앞서 보되, 제품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에너지 절감 방법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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