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트랜드/경영·전략

호모 디아볼루스가 세상을 바꾼다

위멘토 2014. 3. 31. 22:29

위기의 한국

2011년 11월 The Economist는 ‘선진국 따라가기’ 전략에 따른 지난 50여 년 간의 한국의 경제성장을 높게 평가하였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략을 버리고 혁신을 통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는 세계 소비자들을 중독시킬 수 있는 “킬러 상품(killer product)”을 다양한 분야에 많이 만들어냄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13위에 머문 세계 1위 상품 숫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역부족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호모 디아볼루스, 새로운 세상을 여는 주역

현재 한국이 처한 딜레마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전환기에 이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토머스 에디슨이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가의 등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New York Times는 이들의 공통된 특징을 공식적인 교육의 거부, 못된 성격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주변의 평가와 언급을 종합했을 때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전형적 인간인 ‘합리적 경제인(Homo-economicus)’과는 달리 자본주의적 가치를 거부하고 자신의 재능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오로지 흥미를 위해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이 평생 어린 시절의 말썽꾸러기의 모습을 죽을 때까지 유지했음을 뜻하며, 따라서 인간을 의미하는 ‘Homo’와 말썽꾸러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devil’의 라틴어인 ‘diabolus’를 합성한 ‘호모 디아볼루스(Homo-diabolus)’로 이들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복잡계 이론은 안정적 상황과 혼돈 사이를 창의성이 발현되는 공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혼돈으로 전이하기 직전의 상태인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창의성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한다. 개인을 기준으로 조화로움은 안정성에 대응시키고, 부조화는 불안정성에 대응시킬 수 있다. 창의력은 오랜 시간의 집중을 요구한다는 면에서 부조화적인 인간에 더 적합해 보인다. 곧, 창의력은 조화에서 부조화로 전이될 때 혹은 스티브 잡스와 같이 조화로운 특징보다 부조화적인 특징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개인에서 쉽게 발현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호모 디아볼루스’가 창의적일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를 설명한다. 헨리 포드부터 최근의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표적인 혁신기업의 창업주들은 이러한 ‘호모 디아볼루스’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경험은 부조화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부문에서 ‘호모 디아볼루스’가 많이 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현재 한류를 이끌고 있는 많은 아이돌 가수들의 경쟁력은 대형기획사들이 한 가지 재능을 일찍부터 집중적으로 육성한 것에 힘입은 바 크다. 반면 창의적이고 능력은 있지만 공식적인 교육을 통해 부조화를 낮추고 조화로움을 증진시킨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금융, 의료, 법조계 등에 안착해 한국사회에 실망감을 던져주기도 했다. 따라서 ‘호모 디아볼루스’는 부조화적인 사람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일수록 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시사점

첫째, 교육제도를 ‘호모 디아볼루스’형 학생을 위한 것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위한 것의 two track으로 운영하여, 전자에 해당하는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호모 디아볼루스’형 인간이 영원히 말썽꾸러기의 기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한국 사회의 포용력을 넓혀야 한다. ‘세계가치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서처럼 비주류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혁신을 위해 기업은 ‘호모 디아볼루스’로만 구성된 독립적인 ‘소행성(asteroid)’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기존 조직은 간섭을 최소화하여 단순히 후견인 역할만 수행하고, 인사·예산 등 모든 측면에서 완전한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예상한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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