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던 인도 시장이 제조업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글로벌 제조 기업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인도시장에서의 한판 승부를 위해 투자가 시작되고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 제품으로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인도 소비자를 위한 진정한 가치를 제안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서비스 산업에서 제조 산업으로최근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신규 투자를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포드자동차 14억 달러, 도요타자동차 6억8천만 달러, 파나소닉 2억5천만 달러, GE 2억5천만 달러, GM 1억4천만 달러, P&G 1억 달러 등 주요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인도시장에 더욱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FDI(외국인 직접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역시 제조업에 해당하는 자동차, 전자, 생활용품 산업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비스 산업에 대한 FDI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분야는 오히려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투자가 눈에 띈다. 무엇이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인도 시장 투자를 이끌고 있을까?가장 먼저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맘모한 싱(Manmohan Singh)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개방 정책의 국민회의당(India National Congress) 정권 유지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009년 총선에서 다수당(374석중 201석 확보)이 되어 안정적인 국가 운영이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정책적으로 과거 서비스 산업에 집중되던 구조를 제조업 육성으로 바꾸고 있다. 글로벌 제조 기업 사례① 병원에 오기 힘든 환자를 진료2009년 5월 GE헬스케어는 향후 6년간 30억 달러를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은 좋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가 매우 특별했던 것은 바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개발이라는 부분 때문이다. GE헬스케어는 지난 30년간 고품질 고가격 의료장비를 만드는 회사였다. 따라서 미국 R&D센터에서 개발된 제품들은 주로 선진시장에서 판매 되었고 신흥국에서는 최고급 병원에서나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롭게 소개되었던 1,000달러의 전자심전도기 MAC400은 인도에서 개발되고 제조되었다. 메드윈 심장 재단에 따르면 인도인들은 유전적으로 25명 중 한명 꼴로 심장 질환을 겪는다. 이들을 위해 개발된 초소형 전자 심전도기로 조기에 심장 이상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 물론 개발 과정에서 GE헬스케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이라는 우려들도 많았지만 결국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저가의 심전도기를 개발·생산해 낼 수 있는 역량으로 그런 우려를 잠재웠다. 즉, GE헬스케어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큰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은 거꾸로 선진시장에서도 판매되어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이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등장시키게 된다. ② 가족의 안전을 위한 승용차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는 1983년 합작회사 형태로 들어와서 현재 인도 승용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부터는 가격은 저렴하나 안전성이 높은 경차 모델인 알토(Alto)를 인도시장에 들여와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현대, 포드, 도요타 등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인도 시장 자체에서 개발을 집중하고 있어 1위 유지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작년 마루티 스즈키 자동차도 인도 R&D 센터에 4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③ 열악한 환경에도 적합한 가전가전 산업에서는 특히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980년대부터 일본 가전 업체들은 인도시장에 진출했으나 높은 가격으로 인하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LG전자가 인도의 수도 델리 근처에 있는 그레이터 노이다(Greater Noida)지역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여 사업을 시작했다. LG전자는 R&D 및 생산 현지화를 통해 일본 기업들이 제공할 수 없었던 가격대의 우수한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의 불안정한 전력이 냉장고의 잦은 고장의 원인이 되는 것을 발견하고 전력안정기를 제품 안에 넣음으로써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삼성전자 역시 최근 들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현재 인도 가전 시장은 한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인도의 가전시장은 아직 잠재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수 있다. 예컨데, 2009년 인도 한자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도시 기준 가전 보급율은 TV 77%, 냉장고 33%, 세탁기 13% 수준이고 시골 지역으로 가면 더욱 떨어진다. ④ 건강 향상을 위한 생활용품상대적으로 원가 혁신에 유리한 생활용품(FMCG) 산업은 인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2013년에 약 43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조). 이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은 영국-네델란드 국적의 힌두스탄 유니레버(유니레버 지분 52%)이다. 1888년 선라이트 비누를 수출하면서 인도와 인연을 맺은 이 기업은 생활용품 및 식품 산업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힌두스탄 유니레버는 오래 전부터 인도 소비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을 많이 선보였는데 대표적으로 패키지 혁신을 통해 4센트짜리 1회용 샴푸·비누를 개발했다. 또한 인도 영아 사망률이 높은 것이 위생 문제와 직결되는 것을 파악하고 항균 기능이 강화된 lifebuoy 비누를 저가로 개발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최근에는 인도 소비자들을 위한 더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고객 이노베이션 센터 건립을 발표했다. 인도 소비자를 위한 가치 제공지금 인도의 소비시장에는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머지않아 다가올 폭발적인 인도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최근 이런 모습들이 과거와 차이가 나는 것은 단지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라인 증설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들여 인도 소비자들을 연구하고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를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현지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대형 R&D센터를 직접 설립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인도는 제품 혁신의 허브로서 오히려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기지가 될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 이진상 선임연구원 www.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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