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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트랜드/경영·전략

중소기업 세계화의 성공 요인

중소기업의 세계화는 지속 성장과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국내시장에서도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세계화는 중소기업 생존에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세계화는 수출, 투자, 기술 모든 면에서 부진하다. 우선, 중소기업 수출은 대기업의 50% 수준에도 못 미친다.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액이 총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3%에서 2009년 32%로 11%p 하락하였다. 또한, 중소수출기업도 전체 중소기업의 2.5%에 불과하다. 2008년 기준 중소 수출기업 수는 약 7.5만개로 독일 35.3만개 (11.1%), 미국의 23.8만개(4%, 2006년 기준)에 비해 매우 적다. 둘째,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도 대기업의 20%에 불과하다. 2000년대 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투자 규모는 비슷한 규모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는 2007년 113.2억 달러에서 2010년 58.7억 달러로 급감한 반면 대기업은 270.6억 달러로 늘어났다. 셋째,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이 세계 수준의 7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R&D를 수행하는 중소기업 비중이 2003년 19.6%에서 2009년 28.5%로 증가했으나 세계 최고 기술수준(=100)대비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은 2003년 73.6에서 2009년 74.7로 정체되고 있다.

중소기업 세계화의 성공 요인은 OECD, EU 등 기존 연구를 참고하여 기업내적역량, 경영 생태계, 지원시스템의 3가지로 구분하였다. 첫째, 기업내적역량은 경영자의 세계화 의지와 기업혁신체계, 둘째로 경영 생태계는 중소기업에 기술·숙련직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인력양성체계와 기업 간 협력관계 조성, 셋째 지원시스템은 정부의 세계화지원 정책, 역내무역발달 정도 등 세계시장 접근성, 기업활동에 있어서 IT 활용도로 구성된다.

국내 중소기업의 세계화에 필요한 성공 요인을 독일, 일본과 비교해 본 결과, 기업내적역량 면에서 국내 중소기업은 세계화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는 높지만 기업의 혁신 체계 발달은 미흡하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의 조사에 따르면, 초기 창업 기업 가운데 해외고객 비중이 25%를 넘는 기업의 비중은 한국과 독일이 비슷하여 경영자들의 세계화 의지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 혁신체계에서는 한국 중소기업의 매출액대비 R&D 투자 비중이 2009년 2.5%로 독일 3.5%(2007년), 일본 3%에 비해 낮았다. 특히 작업과정 혁신(process innovation)은 한국이 6.5%로 독일 17.8%, 일본 8.0%에 뒤져있다.

중소기업의 경영 생태계는 기업 경영성과를 높일 수 있는 인력공급체계와 기업 간 협력관계 조성을 위한 체계가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직업교육 기반의 인력양성체제가 미흡하다. 또한 WEF에서 조사한 각 지역별 연구교육서비스 접근도 평가에서도 한국은 4.6(39위)으로 독일 6.2(2위), 일본 5.6(13위)에 비해 저조하다. 기업 간 수직·수평적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고 정보·연구·인력의 교류 증대로 세계화를 증대시키는 클러스터 조성 정도도 한국은 25위로 일본 2위, 독일 12위에 비해 매우 낮다.

지원시스템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의 숫자는 많지만 지원정책의 효과성은 낮다. 세계화를 지원하는 사업의 경우 한국은 기관당 평균사업수가 15.5개로 독일 5.8개, 일본 2.9개에 비해 많고 다양하지만, 세계화 수준은 부진하여 정책에 효과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세계시장 접근과 정보화는 중소기업 세계화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중소기업의 역내무역비중이 2000년 50%에서 2009년 65%로 높아졌고, 최근 발효된 한-EU FTA 등도 향후 중소기업 세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전자상거래 발전 등의 정보화도 한국은 독일, 일본과 비슷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세계화 수준을 종합평가해 보면, 기업가의 세계화 의지,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촉진할 수 있는 정보화와 세계시장 접근에 있어서는 강점을 보인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내적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업혁신체계, 인력양성체계 및 기업 간 협력관계 기반 조성에 있어서는 독일·일본에 비해 약하다. 한편, 정부의 세계화 지원 정책이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 효율성과 효과성은 매우 낮게 평가되었다.

국내 중소기업의 세계화 추진은 지속성장의 기반으로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하다. 국내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첫째, R&D 효율성 제고, 작업과정의 혁신 등 중소기업의 내적 역량을 꾸준히 높여야 한다. 특히, 부족한 작업과정의 혁신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협력과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중소기업에 필요인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인적자원 포트폴리오(Human Capital Portfolio)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기업과 학교가 연계된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기업에서 세계화를 추진했던 경험 많은 퇴직인력을 자문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과 더불어 중소기업 간 수평적 협력관계도 강화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수직·수평적 협력과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화 지원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우선, 기업유형별로 세분화하여 맞춤형 세계화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저소득 국가에 ODA(공적개발원조)를 제공할 때도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진출하는 BOP사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출처 :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선임연구원]